반디앤루니스 리뷰

국립현대미술관, 화랑에 이어 왜 검찰까지 나서서 「미인도」를 진품이라고 우기는가?
천경자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보며, 진위를 구별하는 명쾌한 기준을 제시한 책!

미술평론가 대부분은 천경자 화백을 두고 ‘예술혼을 갖춘 천재 화가’라 부른다. 천경자 화백의 작품은 출세작「생태」 이후 뛰어난 창작 정신과 열정을 바탕으로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갔고, 특히 1977년은 작가로서의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특별한 해였다.「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수녀 테레사」,「나비와 여인의 초상」등 그의 대표작 3점이 이 해에 창작되었다.

특히 뤼미에르광학연구소 소장 장 페니코는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실에 있는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를 보며 엄숙히 감동했다며 모나리자에 버금가는 걸작이라고 칭했다. 또한, 돈을 위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고 높은 경지의 정신세계를 추구한 작가라고 평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1977년, 천경자’라는 꼬리표를 단 채, 그림 한 점이 세상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림의 이름은「미인도. “자식을 몰라볼 수 없다”며 천경자 화백은 한사코 “가짜”라고 단언했다. 작가는 「미인도」가 “가짜”라고 하는데, 국립현대미술관, 감정협회, 화랑계는 “진짜”라 하고 최근에는 검찰까지 가세했다. 위작 미인도 사건이 일어난 후 진실은 실종하였고, 거짓에 거짓이 더해지며 사실이 아닌 가짜가 진짜로 둔갑해 버렸다. 천경자 화백은 끝내「미인도」가 자신이 그린 그림이 아니라는 굴레를 벗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했다.

천경자 화백은 위작 미인도 사건 이후 자신의 주옥같은 작품 93점을 서울시에 기증하였고, 저작재산권까지 모두 양도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 책은 복잡다단하게 전개된 ‘위작 미인도 사건’의 경위를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하였고, 인터넷이나 언론을 통해 거짓과 진실이 뒤섞여 유포된 정보를 제대로 짚어주었다. 그 어떤 포털 사이트나 책보다 명쾌하게 서술되어 있으며, 이보다 진실할 수 없다.

진위 검증은 안목 감정과 미학적 분석, 과학적 접근 등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 위작 미인도 사건에서 알 수 있듯, 국립현대미술관과 화랑, 심지어 검찰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프랑스 뤼미에르광학연구소의 과학 감정도 부정하였다. 이 책에서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들을 과학적·미학적으로 분석한 ‘천경자 코드’를 통해 「미인도」가 가짜인 이유를 밝히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였다. ‘천경자 코드’는 조지타운대학교 미술과의 키에포 석좌교수가 연구팀을 꾸려 6개월 동안 집중적으로 분석해서 얻은 보고서로 우리나라 최초의 미학적 분석 자료이기도 하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검찰과 국립현대미술관, 화랑계에게 국민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진실과 해답’을 요구하였다. 이 사건은 단순히 천재 화가에게 일어난 억울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서 집단 이익과 권력이 만나면 어떻게 거짓이 권력화할 수 있으며 그 틈바구니에서 개인의 인권이 어떻게 말살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이 사건이 비단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모든 예술가들이 안고 있는 가슴앓이이고 우리 인권의 문제임을 공감하게 될 것이다.

 

지은이 김정희

광주 광역시에서 출생. 경기여고를 나와 서강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아메리칸대학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석사학위를 받았고, 메릴랜드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년여 동아방송 (DBS) 아나운서로 일했으며, 1982부터 미국 ‘Voice of America (미국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국제방송)’ 에서 방송기자로 10년간 활동했다. 이후 1999년부터 메릴랜드 몽고메리대학교에서 미술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2008년에서 2011까지 3년간 미술 과장직을 역임했다.